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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중력 증후군>
  - 사람 그리고 뉴스


  
  제 1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인 <무중력 증후군>의 작가 윤고은은 다른 곳도 아닌 맨즈헬스Men's health에서 먼저 알게 된 작가이다. 작가와의 만남치고는 퍽 독특한 만남이다.
 
  문학을 하며 아름다운, 힘있는 여성. 내가 기억하는 이 잡지에서의 그녀의 이미지는 그랬다. 잡지의 종류가 종류이니만큼 소설에 관련한 내용보다는 다른 것에 시선이 맞춰진 기사였다. 아름다우면서도 문학을 하는 여성으로서랄까? 

  그러므로 반대의 의미에서, 작가로서 제대로 보게된 것은 이 작품이 처음인 셈이다.

무중력 증후군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윤고은 (한겨레출판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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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이 소설을 접하게 되었을 때 '무중력 증후군'이란 제목은 시선을 끌기게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처음 보는 단어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내가 이 소설을 다 읽었을 때, 이 신선한 단어가 갖는 시선을 끄는 힘이 곧 이 소설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 큰 모티브motive 그 자체일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주인공은 평범한 남자 회사원이다. 매일매일 두부같이 생긴 건물로 출근해 전화번호부를 뒤져가며 땅을 파는 '노 과장'이다. 가슴 한 구석에 사표를 안고 있지만 내지는 않는다. 그저 쓰는 것만으로 의미를 갖는 사표를 안은 채 매일매일 두부같이 생긴 건물로 출근해 전화번호부를 뒤지고 수화기를 들어 땅을 파는, 언제나 '노 과장'이다. '노 과장'은 일상 속에서 이따금 파격적인 것을 상상하곤 한다. 물론 현실에서는 이루어질 리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달이 증식한다. 두 번째 달이 나타난다. 그리고 세 번째 달, 네 번째 달 계속해서 여섯 번째 달까지. 이 소설은 달이 증식하는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밝게, 때론 어처구니 없게 반면에 날카롭게 그려냈다. 정신없이 사탕을 핥다가는 혀를 베일 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일상을 편안하게 여기면서도 항상 탈출하고 싶어한다. 일상은 반복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따금 파격적인 것을 원한다. 이것은 거의 본성에 가깝다.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 그래서 파격적인, 새로운 것이 나타나면 사람들은 열광한다. 마치 광신도처럼 말이다. 뉴스news는 이름처럼 그런 새로운 것을 전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뉴스는 사람들의 입소문만으로 전해지는 것이 아니란 것을 오늘날 사람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오늘날 뉴스란 거의 대부분이 언론 매체를 통해서 전해진다. 간단히 말하면, 기자가 취재하고 기사를 써서 보도한다. 사람들은 그것을 읽고 기사의 정보를 받아들인다. 말로 전해지는 것과 다른 점은, 소수에 의해 가공된 동일한 정보가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사람에게 동시에 전해진다는 것이다.

  단순한 과정이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뉴스가 담고 있는 정보는 새로운 사실이되 중요한 사실인가? 아니면 어떠한 의도도 없이 있는 그대로 전달되는 사실인가?' 소설 속에서 '퓰리처(별명)'라는 인물의 등장과 주인공과의 만남으로 이런 질문은 불가피하게 던질 수 밖에 없게 된다. 매스미디어에 노출된 현대인이라면 반드시 생각해봐야할 질문이다.

  "활자는 바이러스다. 백신은 없다." - 작가 윤고은 

  그리고 이 소설은 나아가 앞선 질문을 뒤집어서 생각해볼 필요도 있음을 알려준다. '새로운 사실이 만약 중요한 사실이라면,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그것에 주목하는가?' 한국인은 냄비 근성이 있다는 말, 안 좋다면서도 국민들을 경악하게 하는 사회적 사건이 있을 때마다 매번 등장하는 말임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것과 같은 맥락이다. 아무리 중요한 정보가 파격적이고 새로워도 반복되면 그것도 어차피 일상으로 여기게 되어 별 것 아닌 것처럼 생각해버린다는 말이다.

  이 소설을 읽을 때 내가 말한 부분만 생각해서 읽는 것은 너무 지협적인 독서가 될 수도 있겠다. 보다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갈구하며 또 다시 질려버리는, 인간의 서글픈 본성적인 측면에서 읽게 되는 것이 나로서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나는 '퓰리처(작중 별명)'라는 인물이 괜히 등장한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인간의 본성이 무엇인지를 안다면 그 본성을 누군가는 이용하기 마련이다. 이것도 서글픈 인간의 본성 중 하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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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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